어쩌면 보장이란 타인의 이야기일지 모른다.
내가 없더라도 우리 가정엔 부모님과 형제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으니까
내가 없더라도 내 형제들이, 부모님이 내 아이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고,
아내는 어떻게든 아이의 뒷바라지를 할 테니까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?
내 아이에게 있어서 나는 어떤 존재인가?
내가 없더라도 내 아이는 친지들의 도움으로, 내 아내의 힘으로
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든 살아 가겠지
하지만, 나에 대한,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져 갈 것이다.
살아가며 그들의 눈치를 보면서 평생을 빚진 마음으로 살아가겠지
힘없이 축 늘어진 어깨와 아버지에 대한 슬픈 추억을 안고서
그렇게 자란 내 아이가 과연 당당하고 자신있게 인생이라는 고해를
헤쳐 나갈 수 있을까?
"내 생에 가장 큰 기쁨의 선물인 네가 태어나던날
나는 평화롭게 잠들어 있는 너의 얼굴을 보며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
뜨거운 마음으로 약속했었지.
결코 쉽지 않은 세상살이지만 당당하게 비약할 수 있는 금빛 날개를
달아 주겠노라고..."
"내가 없더라도..."
나는 이제 그 약속을 지키고자 한다.
이 한 장의 보험증서로 나의 사랑을.
나에 대한 기억을 영원히 남기고 싶다.
모 보험회사에서 받는 가입서류파일의 첫 장에 적혀있는 글을
뛰어쓰기나 기호 하나 빠뜨리지 않고 옮겨 적어봤다.
글 제목이 뭔지 아는가. '약속'이다.
글쓴이는 부모님과 형제와 아내, 자식이 있으며
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인 '아버지'로 추측할 수 있는데
혹여 알 수 없는 세상사로 인한 자신의 부재가
가족에게 큰 고통을 줄까 불안해하고 있다.
아이가 태어나던 날 금빛날개를 달아주겠다던 굳은 약속을
"보험가입"을 통해 지키려 한다.
가족에 대한 사랑의 표현과 본인 부재에 대한 불안의 해소가
보험가입으로 보장되는 일련의 과정 중에서도 절정은 마지막 부분인데
한 장의 보험증서를 바라보며 가족들이 둘러앉아 아버지를 떠올리는
상상을 해보면 눈물이 찔끔찔끔날 정도다.
알 수 없는 미래와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다반사지만
이토록 노골적으로 불안을 상정하고 '보험=사랑'으로 드러내는 글은
손발이 오글거리다 못해 불편하기까지 하다.
세상엔 알 수 없는 일들이 많다.
멀쩡히 길 걸어가다가도 봉변당하기도 하고
웃으면 헤어졌는데 다시 못보게 되는 일도 있을 수 있다.
알 수 없는 미래는 뱃 속에 있을 때부터 보험가입을 권유한다.
나같이 불안해하는 인간이 가입한 보험이 없는 걸보면
나는 아직 뭘 모르거나, 보험종사자들이 좀 덜 치열하게 살거나
일 것이다.
침대는 과학이고, 보험은 사랑이며
나는 불만투성이다.
내가 없더라도 우리 가정엔 부모님과 형제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으니까
내가 없더라도 내 형제들이, 부모님이 내 아이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고,
아내는 어떻게든 아이의 뒷바라지를 할 테니까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?
내 아이에게 있어서 나는 어떤 존재인가?
내가 없더라도 내 아이는 친지들의 도움으로, 내 아내의 힘으로
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든 살아 가겠지
하지만, 나에 대한,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져 갈 것이다.
살아가며 그들의 눈치를 보면서 평생을 빚진 마음으로 살아가겠지
힘없이 축 늘어진 어깨와 아버지에 대한 슬픈 추억을 안고서
그렇게 자란 내 아이가 과연 당당하고 자신있게 인생이라는 고해를
헤쳐 나갈 수 있을까?
"내 생에 가장 큰 기쁨의 선물인 네가 태어나던날
나는 평화롭게 잠들어 있는 너의 얼굴을 보며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
뜨거운 마음으로 약속했었지.
결코 쉽지 않은 세상살이지만 당당하게 비약할 수 있는 금빛 날개를
달아 주겠노라고..."
"내가 없더라도..."
나는 이제 그 약속을 지키고자 한다.
이 한 장의 보험증서로 나의 사랑을.
나에 대한 기억을 영원히 남기고 싶다.
모 보험회사에서 받는 가입서류파일의 첫 장에 적혀있는 글을
뛰어쓰기나 기호 하나 빠뜨리지 않고 옮겨 적어봤다.
글 제목이 뭔지 아는가. '약속'이다.
글쓴이는 부모님과 형제와 아내, 자식이 있으며
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인 '아버지'로 추측할 수 있는데
혹여 알 수 없는 세상사로 인한 자신의 부재가
가족에게 큰 고통을 줄까 불안해하고 있다.
아이가 태어나던 날 금빛날개를 달아주겠다던 굳은 약속을
"보험가입"을 통해 지키려 한다.
가족에 대한 사랑의 표현과 본인 부재에 대한 불안의 해소가
보험가입으로 보장되는 일련의 과정 중에서도 절정은 마지막 부분인데
한 장의 보험증서를 바라보며 가족들이 둘러앉아 아버지를 떠올리는
상상을 해보면 눈물이 찔끔찔끔날 정도다.
알 수 없는 미래와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다반사지만
이토록 노골적으로 불안을 상정하고 '보험=사랑'으로 드러내는 글은
손발이 오글거리다 못해 불편하기까지 하다.
세상엔 알 수 없는 일들이 많다.
멀쩡히 길 걸어가다가도 봉변당하기도 하고
웃으면 헤어졌는데 다시 못보게 되는 일도 있을 수 있다.
알 수 없는 미래는 뱃 속에 있을 때부터 보험가입을 권유한다.
나같이 불안해하는 인간이 가입한 보험이 없는 걸보면
나는 아직 뭘 모르거나, 보험종사자들이 좀 덜 치열하게 살거나
일 것이다.
침대는 과학이고, 보험은 사랑이며
나는 불만투성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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