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낮 공원 전경 도서관에 들른 뒤 운동도 하고 바람도 쐴 겸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한바퀴 돌았다. - # 1. 아스팔트 산책로의 내리막길을 낮은 속도로 내려가던 중 반대편의 사람을 본다. 한쪽 다리가 불편하신 듯 지팡이에 의지해 힘겹게 걸음걸음을 내딛는 할아버지. 등이 거의 90˚로 굽은 자세로 고스란히 땅만 바라보고 걷고 계셨다. 내 자전거는 할아버지를 지나쳤고 나는 뒤돌아 할아버지를 몇초간 더 바라보았다. 아마도 할아버지는 벤치에 앉아 허리를 펴거나 방안에 누워 TV를 보시지 않는 한 하늘을 보기는 힘드실 거란 생각을 했다. 온 시야에 땅만이 전부인 세상. 할아버지가 땅의 표면을 통해 세상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면 나는 이 길이 깨끗해지길 바랐다. 자의든 타의든 땅만을 보며 살아야 하는 누군가를 위해 적어도 나의 더러.. 더보기 이전 1 ··· 176 177 178 179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