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
"일상" 속 발자국

잡고(雜考)

참 오랜만에 혼자 산에 오른다.
시가지가 한 눈에 내려보이는 벤치에 앉았다.

사람들은 옆사람과 의논해가며 자신의 집이 어디쯤인가를 찾는다.
돌아갈 곳이 없는 이의 가슴은 얼마나 선득하도록 사무칠까를 생각한다.

아파트는 또 다른 아파트에 뒤질세라 점점 높은 위용을 뽐낸다.
하늘에 가닿으려 애쓰는 네가 우습다.

집이 이렇게 많은데 집 없는 사람도 있을 거 아니냐고
어느 아저씨가 어느 아저씨에게 말한다.
이렇게 집이 많은데 내 집은 없다던 어머니의 말이 생각난다.

조금씩 나를 드러낼수록 알맹이없는, 아무것도 아닌
쭉정이같은 내가 탄로날 것만 같아 두렵다.
울고 싶은 날이다...







'"일상" 속 발자국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유쾌한씨  (2) 2010.03.23
유의미  (1) 2010.02.08
열쇠  (0) 2010.02.07
선택  (7) 2010.02.05
머리감고 눈감고 환영도 휘감고  (4) 2010.01.26